20대 남녀, 왜 이렇게 다르게 투표했나?
2025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30대부터 70대까지는 남녀 모두 지역별로 비슷한 지지 성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유독 20대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표심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왜 20대에서만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을까요? 그 이유를 쉽고 합리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20대 남녀의 표심, 얼마나 달랐나?
20대 남성의 74%는 김문수(국민의힘)와 이준석(개혁신당) 등 보수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반면 20대 여성의 58%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습니다.
30대부터는 남녀 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20대에서는 성별에 따라 지지 후보가 확연히 달랐습니다.
2. 왜 20대에서만 남녀 차이가 극명할까?
① 젠더 이슈의 정치화
최근 몇 년간 '젠더 갈라치기'가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 남녀 임금격차, 군복무 보상 등 젠더 이슈가 정당별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20대 남녀가 각자 자신을 대변한다고 느끼는 정당을 더 강하게 지지하게 됐습니다.
② 20대 남성의 보수화
20대 남성은 자신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들은 ‘공정’과 ‘역차별 반대’라는 메시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보수 정당이나 개혁신당(이준석 등)에 표를 몰아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20대 남성의 이념 성향 지수는 5.42점(10점 만점 보수 기준)으로, 20대 여성(4.64점)보다 훨씬 보수적입니다.
③ 20대 여성의 진보화 및 결집
20대 여성은 정치인과 보수정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강하게 퍼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고, 투표율도 남성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들은 여성 관련 이슈(성평등, 안전, 차별 해소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정당에 표를 집중합니다.
④ 사회 전반의 남녀 갈등 심화
20대는 사회적·경제적 불안 속에서 남녀 모두 각자 불만이 큽니다. 하지만 그 해법을 서로 다른 정당에서 찾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실제로 20대 남녀는 서로에 대한 호감도도 매우 낮고, 미국·일본 등 외교 이슈에 대한 태도까지 크게 다릅니다.
3. 왜 30대 이상은 남녀 차이가 적을까?
30대 이상은 취업, 결혼, 육아 등 현실적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면서, 젠더 이슈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게 작용합니다.
또, 정치적 경험이 축적되면서 특정 이슈에만 표심이 쏠리는 현상이 완화됩니다.
4. 결론: 20대 남녀 표심 차이는 구조적 현상
20대 남녀의 극명한 표심 차이는 단순히 젠더 이슈 때문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변화와 정치권의 전략, 그리고 각 세대가 느끼는 불안과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앞으로도 이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정치권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20대에서만 남녀 간에 통계적으로 의미를 갖는 차이가 확인됐다.”
—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김인균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