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사이, 뇌는 바쁘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면 뇌도 같이 쉬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뇌는 우리가 잠든 사이에도 바쁘게 움직이며, 낮 동안 쌓인 정보와 쓰레기를 정리하고, 다음 날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합니다.
1.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뇌
낮 동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수많은 정보들은 뇌의 해마에 임시 저장됩니다.
잠이 들면 해마는 이 정보들을 대뇌피질로 옮기며, 꼭 필요한 기억만 장기 기억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뇌의 각 부위가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재구성하고, 기억의 연결고리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수면 중 해마에서 생성된 기억이 대뇌피질로 이송되어 장기기억으로 보관된다. 이 뇌파 동조화를 방해하면 기억 안정화가 저해된다."
— 기초과학연구원 신희섭 명예연구위원
2. 뇌 속 쓰레기 청소, 글림프 시스템
뇌는 하루 종일 정보를 처리하며 활성산소 등 노폐물을 생산합니다.
이 쓰레기들은 뇌세포를 손상시키고, 치매 등 뇌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글림프 시스템'이라는 뇌 특유의 청소 시스템이 활성화되어, 노폐물을 빠르게 씻어냅니다.
특히 깊은 잠에 들면 이 청소 속도가 깨어 있을 때보다 2배 이상 빨라집니다.
3. 뇌의 에너지 소비와 충전
뇌는 얼마나 에너지를 쓸까?
뇌는 체중의 2%밖에 안 되지만, 우리 몸 전체 에너지의 약 20%를 소비하는 '에너지 대식가'입니다.
수면 중에도 뇌는 계속 에너지를 씁니다.
비REM수면(약 75%): 뇌의 일부만 활동, 에너지 소비가 줄어듭니다.
REM수면(약 25%): 뇌의 거의 모든 부분이 깨어 있을 때만큼 활발하게 움직여, 에너지 소비도 비슷합니다.
충분히 잠을 자지 않으면 이 에너지 충전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음 날 뇌가 쉽게 피로해집니다.
4. 뇌의 리셋과 회복
깨어 있는 동안 신경세포들은 끊임없이 활동하며 점차 피로해집니다.
잠을 자면 뇌는 신경세포의 활동량을 재설정(리셋)하고, 다음 날 최적의 상태로 회복됩니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를 정리하고 청소하며,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밤, 뇌에게도 충분한 휴식을 선물하세요.
내일의 나, 그리고 내 뇌가 더 건강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