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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와 아빠의 마음

maniz 2025. 4. 11. 17:03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동시에 그곳에서 마주할 어려움과 외로움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딸이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모든 감정과 경험은 결국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그녀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고 지지할 것이다.
그리고 네가 필요할 때 언제나 곁에 있을게.

딸은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으며 "아빠, 내가 정말 힘들었는데 남자친구마저 나를 지지해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낯선 나라에서 기댈 곳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마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딸이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걱정과 기대가 교차했다.
"네가 겪은 일이 정말 힘들었겠지만, 아빠는 네가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
너무 외롭고 실망스러워요."라고 말했다.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든, 일본 생활을 계속 이어가든, 혹은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하든 말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강함과 따뜻함을 모두 갖춘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네가 느낀 실망과 외로움은 너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거야.
현지에서 몰래카메라 피해를 당했고, 경찰서를 찾아 진술을 해야 했다는 것이다.

딸이 낯선 곳에서 그런 끔찍한 일을 겪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내가 곁에 있었다면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상황은 나에게도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다.
부모로서 자식을 완벽히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자식이 겪어야 할 고통과 어려움을 대신 짊어질 수 없다는 현실 말이다.

하지만 더 마음을 무겁게 했던 것은 딸이 그 상황에서 남자친구에게 위로와 도움을 구했으나, 남자친구가 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경찰 편에서만 대응했다는 이야기였다.
부모로서 모든 것을 준비해주고 싶지만, 결국 딸이 스스로 겪어내야 할 일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응원하며 보내기로 했다.
세상은 때로 불공평하고, 사람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우리를 지지해주지 않을 때가 있다.

언제든 네가 필요하면 아빠는 여기 있을 테니 말해줘."
딸은 내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슬픔이 남아 있었지만, 동시에 조금의 안도감도 엿보였다.

이런 현실 속에서 딸이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은 아빠로서 인정해야 할 부분이었다.
딸아, 네가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처하든 아빠는 항상 너를 믿고 응원할 거야.
딸의 목소리에는 슬픔과 분노가 섞여 있었고, 나는 그것을 고스란히 받아들였다.

나는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모로서 자식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다.
하지만 인정한다고 해서 마음이 덜 아픈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네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 순간 내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딸의 고통과 실망이 얼마나 컸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경험이 딸에게 더 큰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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